JEONBUK NATIONAL UNIVERSITY
전북대학교 철학과
여러분의 철학과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철학은 ‘왜?’(qua de causa)라는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세계는 왜 존재하고 나는 왜 있는가? 우주와 인생의 원인(aitia)과 원리(arche)를 찾으려 했던 시도가 고대 서양 철학의 시작이었습니다.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 자연스럽고 일정하게 흘러가지만 철학자들은 예외 없이 ‘왜?’라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 때문에 ‘철학적 지혜(sophia)는 ’원인을 탐구하는 학문‘(aitiologia)라고 불렸습니다. 그러나 왜라는 물음에 대해서 대답하는 일은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신화(mythos) 또는 종교(religio)를 통해서 인간의 기원과 삶의 원리 또는 세계의 조화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태고적 무비판적인 시대에 생겨난 신화나 종교의 문제제기들과 그 개념적인 직관들이 여전히 철학적인 개념들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화를 사랑하는 자도 어떤 뜻으로는 철학자라고 불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의하고 증명하고 근거 지운다는 하는 방법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철학(logos)과 신화(mythos)는 구별됩니다.
철학하는 일은 스스로 사색하고 참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음미하고 증명하면서 자유롭고 어른스럽게 스스로 연구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물론 철학의 합리적인 사고가 정말 합리적인 것으로 규정될 수 있는가를 검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젯거리가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정신은 철학적 지식 보다 훨씬 광대하며 철학적 지혜로 나아가는 길에서 보자면 신화나 종교를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몽주의적인 과학은 신화를 벗어나려고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신화도 종교도 그 나름대로 철학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철학은 냉철한 이성도 필요하지만 뜨거운 가슴도 요구됩니다. 철학에는 논리학처럼 정말 체계적인 공부도 필요하지만 펑펑 목 놓아 울고 싶은 감동의 詩한수도 도움이 됩니다. 철학은 이상사회에 대한 갈망도 요구하지만 피폐한 현실 사회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조망도 담겨져 있습니다. 또한 철학은 깨알 같은 글자들과 향긋한 땀방울을 먹고 자랍니다. 도서관에서 또는 노천카페에서 책과 씨름하며 교수님들과 여러 동학들끼리 서로 부대끼면서 철학은 키가 자랍니다. 철학적 지혜를 사랑하는 여러분 열심히 다양한 책들을 읽고 따뜻한 가슴으로 느낀 생각들을 주저 없이 동학들과 함께 나누십시오. 그러면 이미 여러분도 소크라테스가 된 것입니다. 아름다운 철학 동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철학의 뜨거운 심장으로 여러분을 사랑합니다.